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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탁류-채만식

by 이나공간 2019.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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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

 

  감상의 길잡이

   군산 지방을 배경으로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일인 중심의 신흥 도시와 한국인들의 거주지로서의 빈민가를 대립적 구도로 설정하여 도시 하층민들의 몰락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힘겨운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대립된 도시 구조의 제시는 빈부의 대립 및 낡은 과거와 현재와의 단절을 표상하는 한편 현실적으로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압축하는 축도적 모델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탁류'라는 제목이 암시하고 있듯이, 처음에는 맑던 강물이 점차 탁하게 바뀌어 가는데, 이는 일제의 탄압으로 인한 민족의 기구한 운명과 가혹한 수탈로 인해 비참해진 초봉 일가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당시 식민치하의 지주 계급들은 급성장한 반면 자작농이나 소농가들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는 당대의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리얼하게 포착한 것이다. [당대 속악(俗惡)하기 이를 데 없는 탁류로 보고, 그 탁류에 휩쓸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살을 갉아먹고 있는 도시 하층민의 생활 방식을 고발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긍정적인 인물들은 성격이 한결같이 소심하고, 부정적인 인물들의 조롱을 받는다. 또한 부정적인 인물들은 신념의 소유자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면에서 너무 통속적인 흥미에 관심을 둔 결과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작가는 그들에 대한 밝은 미래상을 제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등장 인물 중, 태수, 형보, 제호는 1930년대 우리 사회의 타락상을 보여 준 세 인물로 순결한 초봉을 농락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가 자가가 말하는 '탁류'이고, 초봉은 세찬 탁류 속에 휩쓸리게 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금강의 흐름은 주인공 초봉이의 기구한 일생을 암시한다. 처음에는 맑던 강이 흐린 강으로 바뀌는 것이 바로 초봉의 일생이다. 서두에 금강을 묘사한 것은 초봉의 일생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금강의 의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 민족의 기구한 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중간에 백제 흥망의 자취를 더듬는다고 한 것은 나라가 망한 사정을 되새기게 한다. 처음에는 맑던 강이 탁류가 되어 흘러가는 것은 민족의 피땀과 보람을 빼앗아 가는 일제의 수탈을 암시한다.

   군산의 미두장은 호남 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하여 갖은 수탈과 기만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헛된 기대를 가지고 군산에 모여드는 정 주사와 같은 사람들은 파멸하게 마련이고, 파렴치한 짓을 하다가 봉변이나 당한다. 쌀을 투기로 사고 파는 미두장은 파멸의 구렁텅이다. 초봉이의 일생, 정 주사의 딱한 처지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를 민족의 수난이라는 전체적인 문제와 함께 그리려는 것이 이 소설의 설정이다.

 

 

  작품의 줄거리

 

  정주사는 신구학문을 하고 군청에서 십삼 년을 일하다가 도태당한다. 그는 재산을 정리해서 군산에 이주하여 할 일 없이 열두 해를 지내다가 미두라는 투기 노름을 하면서 손해를 본다. 정주사는 집으로 가는 길에 외상 쌀을 더달라고 한참봉의 쌀집에 들렀다가 예쁘장한 한참봉의 부인 김씨로부터 큰딸 초봉의 중매를 서겠다는 제의를 받게 된다.


초봉은 제중당의 여점원 겸 사무원으로 일하면서, 세들어사는 승재를 좋아하지만, 약국주인 박제호와 은행원 고태수가 초봉에게 추근거린다. 제호는 초봉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십원짜리 지폐를 주고 같이 서울로 약국을 옮겨갈 것을 제의하며, 태수는 은행 돈을 횡령하여 곱사등 형보를 통해 미두를 한다. 태수는 미두장 시세 하락으로 투자한 돈을 거의 잃게 되자, 남은 돈을 형보에게 줘 버리며, 그동안 정을 통해 오던 주인댁 김씨에게 초봉과의 중매를 간청하게 된다.


  김씨는 태수가 갑부이고 장사 밑천을 대줄거라는 말로 정주사에게 혼담을 꺼내며, 초봉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려던 제호의 계획은 부인인 윤희에 의해 무산되고 만다. 초봉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하고 태수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형보는 태수를 궁지에 몰아넣고 초봉을 빼앗으려는 음흉한 흉계를 꾸미게 된다. 형보는 그동안 김씨와 태수가 간통해 온 사실을 김씨의 남편인 한참봉에게 폭로해 버리며, 간통의 현장에서 붙잡힌 김씨와 태수는 한참봉의 방망이에 맞아 죽게 된다. 같은 날 밤에 형보는 태수가 나가고 초저녁에 잠에 떨어진 초봉의 방으로 들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의 일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겁탈을 하게 된다.


  남편(태수)이 죽은 사실을 알게 된 초봉은 충격을 받으며, 장례식이 끝나자 제호를 찾아가기 위해 이리역에 나갔다가 그를 만나 같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초봉은 제호와 서울에서 살림을 차리며, 그녀는 아버지가 누구(형보, 태수, 제호)인지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자 약을 먹고 유산시키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초봉은 딸을 낳아 이름을 송희라고 지으며, 형보가 초봉의 집에 찾아와 자신이 송희의 친아버지라고 주장하자 제호는 일이 복잡해질 것을 염려하여 결국 양보하고 물러선다.


  형보의 술수와 협박으로 해서 초봉은 억지로 형보와 살림을 하게 되며, 부자가 된 형보의 돈으로 초봉은 친정집을 먹여살리고 동생인 계봉을 서울로 불러들인다. 성격 이상자인 형보가 자신과 어린 딸에게 가학 행위를 계속하자 이에 견디다 못한 초봉은 형보를 죽이는 길밖에 달리 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극약을 사러간 사이에 형보가 어린 송희에게 잔인한 행위를 하며, 초봉은 화가 극도로 치밀어 올라 심한 발길질로 형보를 죽이게 된다.


  형보가 죽자 초봉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가 마음을 정리하고, 어린 딸 송희를 계봉에게 맡기고 자신은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다. 계봉과 승재는 초봉을 설득하여 자수할 것을 권하며 초봉은 승재의 미래에 대한 약속을 믿고 마음에 얼마간의 변화가 오게 되어 자살을 포기하게 된다. 초봉은 승재가 자신을 기다려 줄 것이라고 믿고 자수하여 징역을 살기로 결심을 한다.

 

  ▷ 발단 : 미모인 초봉을 노리는 남자가 많음.

  ▷ 전개 : 초봉의 불행과 기구한 삶

  ▷ 위기 : 장형보의 등장

  ▷ 절정 : 초봉이 장형보를 살해

  ▷ 결말 : 초봉의 자수

 

 

  등장 인물의 성격

  * 초봉 - 여주인공으로, 정 주사의 맏딸. 가족의 삶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려다 살인자로 전락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 정 주사 - 미두장에 빌붙어 사는 도시 하층민으로, 딸을 팔아 자신의 안일을 추구하는 무능한 가장이다.

  * 고태수 - 은행원. 호색 방탕아로 초봉의 첫 남편이다. 장형보의 흉계로 비참하게 죽음을 당한다.

  * 장형보 - 고태수의 친구로 간악한 꼽추이며 흉계를 꾸며 고태수를 죽게 만든다.

  * 남승재 - 의사 지망생으로 온건한 사회주의자. 긍정적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핵심 사항 정리

    갈래  장편 소설, 세태 소설, 풍속 소설

    성격  사실적 - 1930년대의 사회상을 리얼하게 그려 낸 풍속 소설 혹은 세태 소설로 평가받는다. 세태 풍자.

    문체  풍자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일제 강점기의 군산

    주제  식민지 시대의 어둡고 혼탁한 세태. 일제 강점하의 억압적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 군상들의 다양한 삶.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어둡고 혼탁한 현실을 고발하고 풍자함.

    갈등 

  ☞ 1930년대의 사회상을 리얼하게 그려 낸 풍속 소설 혹은 세태 소설로 평가받는다.

 

 

생각해 봅시다

1. '탁류'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 식민지 시대의 사회적 경제적 및 심리적인 무질서의 격류 속에 휩쓸린 인간의 탐욕과 죄악, 파멸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의미한다.

2. 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군산의 대립적인 도시 제시가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 일인들 중심의 신흥하는 중심지와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로 대립되는 식민지 도시 생활의 대립된 구조는 빈부의 대립 및 낡은 과거와 현재와의 단절을 표상하는 한편 현실적으로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압축하는 축도적 모델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자의 관심은 언덕 비탈 지역의 궁핍한 주거 지대와 거기에 살고 있는 조선 사람들의 생태에 있으며, 이들의 삶이 어떻게 주름살이 지게 되는가를 제시하려는 데 의도를 두고 있다.

3. '유씨'는 '승재'에 대해 심적 갈등을 겪고 있다. 그 갈등의 요인은 무엇이며, '유씨'는 이를 어떻게 해소하고 있는 살펴보자.

  ▶ 유씨는 승재가 유순하고 인정 있고 듬직하고, 의사로서의 장래성이 있는 점은 마음에 들지만, 어떤 집안 출신인지 알 수 없어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러나 유씨는 반상을 가리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인물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승재를 사윗감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4. '유씨'와 '정 주사'의 가치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 보자.

  ▶ 공통점 - 둘 다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갖음. 차이점 - 유씨는 장래성을 보는 반면에 정 주사는 현재만을 생각한다.

5. 작가는 '정 주사'의 사람 됨됨이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살펴보자.

  ▶ 작가는 '마구 훌훌 뛸 것이었다.', '그 노랑 수염을 연신 꼬아 추키면서'와 같은 표현을 통하여 정 주사의 경박함을 채신머리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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