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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잉여인간-손창섭

by 이나공간 2019.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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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길잡이>

이 단편 소설은 1958'사상계'에 발표된 작품으로 전후(戰後)의 사회상과 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시민의 몇 가지 유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자기 능력대로 성실하게 살아가며 침착한 기품과 교양을 잃지 않는 인물 '서만기'가 이야기의 중심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인간형을 통하여 병든 현실과 인간에 대한 회의주의로부터 벗어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잉여 인간'이란 '남아돌아가는 인간'을 의미한다. 천붕우와 채익준이란 실의의 인간상을 유형의 인물로 등장시키나 작중 인물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도 작가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봉우가 간호원을 짝사랑하지만 조소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그린다든지 익준의 비분 강개(悲憤慷慨)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거품같이 흩어져도 야유하지 않고 오히려 정상적인 인물로 보고 있는 것은 병적 회의주의에서 탈피하여 건전한 도덕 의식을 지향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채익준과 천봉우는 모두 전쟁이 남긴 잉여 인간이다. 서만기는 이들을 포용하고 자신의 문제들과 이들이 가진 문제들을 함께 풀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금도 비굴하지 않게 현실을 헤쳐 나가고 있다. 여러 여성들의 끈질긴 유혹도 물리치고 가족과 친구들을 잘 돌보는 그를 미화함으로써 전쟁이 가져다 준 불구성과 황폐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

 

주인공 서만기는 치과 원장으로 천봉우와 채익준과는 중학 동창인 친구 사이이다. 그들은 만기의 병원에 매일 출근하여 종일토록 한담(閑談)으로 소일하며 지낸다. 이들은 소위 '잉여 인간'들이다.

천봉우는 중학 시절 제법 야심가였으나 사변을 거치면서 가족을 잃고부터는 시들한 인간이 되어 늘 수면 부족으로 병원에서 졸기만 한다. 봉우가 이 병원에 나오는 것은 간호원인 홍인숙을 좋아해서이나 그녀를 늘 뒤따라다니지만 말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

그의 아내는 병원 건물의 주인이나 주위의 평판이 좋지 못한 여자로 그녀는 천봉우와 같은 남편을 편리한 남편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녀는 만기를 좋아해서 여러 가지 방법(금전적 유혹)으로 유혹하려 하지만 점잖게 거절을 한다. 끝내는 집세를 올려주지 않으면 나가 달라고까지 협박을 하나 이를 뿌리치고, 병원을 잃고 난 다음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을 한다.

채익준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문 기사를 보면 분개해서 어쩔 줄 모르는 현실에 타협할 줄 모르는 비분강개파이다.

만기는 이들과는 달리 예절바르고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고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봉우의 아내만이 아니라 간호원인 홍인숙, 그의 처제인 은주도 진정으로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외도를 하지 않고 아내만을 사랑한다.

어느 날, 익준의 아내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익준을 찾을 수 없는 만기는 아이를 따라 익준의 집에 간다. 익준의 집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만기는 봉우 처에게 장례 비용을 융통하여 장례식을 치른다. 만기는 어느 날 일주일 이내에 병원과 시설 일체를 내어 달라는 봉우 처의 편지를 받는다. 익준 처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 익준은 머리에 상처를 입고 돌아온다. 그는 상복을 입은 아들을 보고 장승처럼 선 채 움직일 줄을 모른다.

 

발단 : 치과 병원에 놀러오는 익준과 봉우는 한담(閑談)으로 소일하는 잉여 인간들이다.

 

전개 : 봉우가 간호원을 짝사랑하고 봉우의 부인은 서만기를 건물 증축 핑계로 유혹한다.

 

위기 : 유혹을 뿌리친 서만기는 병원을 잃으면 어떻게 살아갈까하고 고민한다.

 

절정 : 병원을 비워 달라는 편지와 익준 처의 죽음

 

결말 : 만기는 봉우 처의 돈을 융통하여 장례를 치르고 익준은 상복 입은 아들을 대하게 된다.

 

 

<등장 인물의 성격>

 

* 서만기 - 익준과 봉우의 중학 동창이며 치과 병원 원장으로 '잉여 인간'인 이들을 포용하고 자신의 삶을 굳게 지켜 나간다 

* 채익준 -부조리에 분노하고 비분 강개하는 인물이다 

* 천봉우 - 소극적이고 실의에 빠져 있는 인물이다 

* 홍인숙 - 치과 병원의 간호원으로 만기를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 봉우의 처 - 경제 능력이 비범한 여인으로 행실이 좋지 않은 인물이다 

* 은주 - 서만기의 처제로 형부를 연모하는 인물이다.

* 채갑성 - 익준의 아들이다.

 

 

<핵심 사항 정리>

 

갈래: 단편 소설, 전후 소설

경향: 휴머니즘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시간적 - 동란 전후 사회의 현실 공간적 - 만기의 치과 병원과 그 주변

주제: 전후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 고발, 전후 사회에서의 인간 소외

 

   

<고찰> 

 

1. 이 작품에서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인물은 누구인가?

  서만기로 그는 어려운 현실을 정당한 방법으로 헤쳐나가려는 노력을 한다.

 

2. 이 작품의 제목인 '잉여 인간'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잉여 인간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비극적 인간상, 비정한 사회 현실로부터 추방당한 선의의 인간군으로 반어적 명명이라 할 수 있다.

 

3. 채익준과 천봉우의 현실 인식과 이들을 대하는 서만기의 태도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채익준은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하나 타협할 줄 모르고 천붕우는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나 서만기는 이들을 포용하고 있다.

 

4. 이 작품은 손창섭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는 다른 인물들을 설정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서로 다른지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손창섭의 작품에는 불구적인 인물이 등장하나 이 작품에는 서만기라는 긍정적 인물을 내세우고 있다.

 

 

<포인트>

 

1. 이 소설의 사상적 흐름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인간에 대한 사랑과 긍정 정신을 갖고 있는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2. '비오는 날'과 이 작품과의 차이점에 대하여 살펴보자.

  전후의 절망적 현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는 공통적이나 '잉여 인간'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서만기의 긍정적 자세를 통해 극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오는 날'에서는 극도로 파괴된 모습을 보여준다.

 

3. '은주'의 눈에 비친 형부 '만기'의 모습은 가장 모범적인 인간형으로 다가온다. '형부를 둘러싸고 있는 너절한 인간들'로 표현된 인간들 속에서 '만기'를 그렇게 이채(異彩)롭게 나타낸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만기'는 주변의 너절한 인간들, 곧 잉여 인간들을 포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지켜 나간다. 그를 통해서 작가는 부조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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