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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16

갯마을-오영수 갯마을 동해의 H라는 조그만 갯마을에 사는 해순이는 나이 스물셋의 청상(靑孀)이다. 보자기(海女)의 딸인 해순이는 '어머니'를 따라 바위 그늘과 모래밭에서 바닷바람에 그슬리고 조개 껍질을 만지작거리고 갯냄새에 절어서' 성장한 여인이다. 열아홉 살 되던 해 성구(聖九)에게 시집가자 어머니는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로 가 버린다. 그러나 해순이를 아끼던 성구가 칠성네 배를 타고 원양으로 고등어잡이를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게 되자, 해순인느 물옷을 입고 바다로 나가 시어머니와 시동생을 부양한다. 어느 날 밤 잠결에 상고머리 사내에게 몸을 빼앗긴 해순이는 그것이 상수였음을 알게 된다. 그는 2년 전 상처하고 고향을 떠나 떠돌아다니다가 그의 이모집인 후리막에 와서 일을 거들고 있었다. 해순이와 상수가 그렇고 그런.. 2019. 1. 23.
오발탄-이범선 오발탄 줄거리 극심한 생활고로 아픈 이를 빼지도 못하고 나일론 양말을 사면 오래 신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값싼 목 양말을 살 수밖에 없는 계리사 사무실의 서기 송철호는 양심을 지켜 성실하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믿는다. 점심을 굶어서 허기진 배를 안고서도 도시락 주머니가 없어 홀가분하다고 위안을 삼으며 해방촌 고개를 넘어 엉성한 집으로 찾아온다. 삼팔선을 넘어 그리운 고향을 찾아서 '가자! 가자!'라고 헛소리를 외쳐대는 미친 어머니의 쉰 목소리를 들으면서 송철호는 방으로 기어든다. 간단한 저녁을 끝내고 답답한 집을 나와 수많은 등불들을 바라보면서 기구한 자신의 운명을 생각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삼촌이 사줬다는 빨간 신발을 곱게 받쳐 들고 잠든 딸아이의 머리맡에 앉아 있는 만삭의 아내 얼굴에서.. 2019. 1. 23.
탁류-채만식 감상의 길잡이 군산 지방을 배경으로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일인 중심의 신흥 도시와 한국인들의 거주지로서의 빈민가를 대립적 구도로 설정하여 도시 하층민들의 몰락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힘겨운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대립된 도시 구조의 제시는 빈부의 대립 및 낡은 과거와 현재와의 단절을 표상하는 한편 현실적으로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압축하는 축도적 모델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탁류'라는 제목이 암시하고 있듯이, 처음에는 맑던 강물이 점차 탁하게 바뀌어 가는데, 이는 일제의 탄압으로 인한 민족의 기구한 운명과 가혹한 수탈로 인해 비참해진 초봉 일가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당시 식민치하의 지주 계급들은 급성장한 반면 자작농이나 소농가들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는.. 2019. 1. 22.
치숙-채만식 -채만식- ‘아저씨’는 일본에 가서 대학에도 다녔고 나이가 서른셋이나 되지만, ‘나’가 보기에는 도무지 철이 들지 않아서 딱하기만 할 뿐이다. 착한 아주머니를 친가로 쫓아 보내고 대학입네 하고 다니다가 신교육을 받았다는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무슨 사회주의 운동인지를 하다가 감옥살이 5년 만에 풀려났을 때, ‘아저씨’는 이미 피를 토하는 폐병 환자가 된다. 식모살이로 돈 100원을 모아 이제 좀 편히 살아 보려던 참이었던 아주머니는 그 아무짝에도 쓸모 없게 된 ‘아저씨’를 데려가 할 짓 못할 짓 다해서 정성껏 구완하여 이제 병도 어지간히 나아가지만, 정작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면 또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고 말한다. ‘나’가 보기에, 경제학을 공부했다면서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돈을 벌어서 아주머니에게.. 2019. 1. 22.
논이야기-채만식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은 풍자의 대가인 채만식이 광복 직후에 쓴 농민 소설이다. 단편의 분량에 남한 정부가 취택(取擇)했던 토지 정책에 대한 비판 의식이 담겨 있다. 한 생원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한 노인을 통해 당시의 사회적 모습과 민중적 생활상 그리고 혼란스런 시대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국가에 대한 주인공의 비판 의식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이 비판 의식이 구성적 세련도에 의해서 가중되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 일인(日人)들이 토지를 두고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생원은 우쭐해졌다. 일본인에게 땅을 팔고 남의 땅을 빌려 근근히 살아 오면서 한 생원은 일본인이 쫓겨 가면 팔았던 땅을 다시 찾게 된다고 늘 큰 소리를 쳐 왔기 때문이다. 국권 피탈 이전에 고.. 2019. 1. 21.
모래톱이야기-김정한 이십년이 넘도록 내처 붓을 꺽거 오던 내가 새삼 이런 글을 끼적거리게 된 건 별안간 무슨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교원 노릇을 해 오던 탓으로 우련히 알게 된 한 소년과, 그의 젊은 홀어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들이 살아오던 낙동강 하류의 어떤 외 진 모래톱-- 건우란 소년은 내가 직접 담임 했던 제자다. 당시 나는 K라는 소위 일류 중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낙동강 하류의 조마이섬 사람들은 땅에 대한 한 (恨)을 지니고 있다. 자기네 땅을 가지고 살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외세의 압제와 제도의 불합리에 말미암아 오늘에 이르도록 토지 소유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사는 것이다. 일제 때는 동양척식(拓植)회사의 땅으로, 그 후에는 문둥이 수용소로 소유자가 바뀌었다. 건우네 집도 마찬가.. 2019. 1. 21.
태평천하-채만식 감상의 길잡이 '태평천하'는 5대에 걸친 가족의 이야기로서 소위 '가족사 소설'의 전형에 드는 작품이다. 또한 성격의 묘사에다가 사회 전체의 실상을 암시하려는 성격 소설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표현상의 특질을 몇 가지 살펴보면, 판소리의 수법을 이용한 것이 눈에 띈다. 판소리의 창자처럼 '∼입니다.' 식의 경어체를 빌려 독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작중 인물을 조롱하고 있다. 그리고 작자와 작중 인물의 중간에 서서 작중 인물을 평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점은 판소리 사설에서의 창자의 역할과 같다. 판소리 사설처럼 풍자도 엿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런 존대말의 풍자는 봉산탈춤에서 말뚝이가 양반을 놀리는 장면과 유사하다. 이 작품의 원제목은 '천하 태평춘(天下泰平春)'이다. 식민지 시대를 '태평 천.. 2019. 1. 21.